인터뷰 공감2

꼼꼼한 인테리어,
이웃들이 인정하죠

풍년지물포 이재일 대표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집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가족들과 느긋하게 요리를 즐기는 공간이자, 아이들이 편하게 웃고 떠드는 놀이터이며, 때론 안락한 카페로, 때론 사무실로 변신하기도 한다. 단순히 먹고 자는 공간 이상의 가치를 품은 공간. 이를 반영하듯 코로나19 이후 집 꾸미기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20년 41조 5,000억 원에서 2021년 60조 원을 돌파했다.

44년 인테리어 전문 업체

집 꾸미기를 계획하며 가장 고민하는 요소는 좋은 자재와 믿을 수 있는 시공 역량이 아닐까. 화성시 향남읍 발안만세시장 입구에 자리한 ‘풍년지물포’. 여기 44년을 한결같이 이웃들의 공간을 깔끔하고 근사하게 변신시켜준 이가 있다. 장인어른을 이어 인테리어 자재 판매 및 현장 시공을 책임지고 있는 이재일 대표. 가게가 언뜻 작아 보이지만 이곳은 소매 판매를 위한 제품만 들여놨을 뿐 가게 뒤쪽에 창고를 따로 갖췄고, 무엇보다 그의 진가는 인테리어·리모델링 현장에서 더욱 빛이 난다.

“벽지, 장판, 시트지, 데코타일, 롤스크린 등 다양한 인테리어 자재를 만날 수 있고요. 인테리어공사, 주거상업공간, 리모델링 확장공사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장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죠. 제 이웃들이 고객이잖아요. 절대 대충할 수가 없어요.”

인테리어·리모델링 업체의 경쟁력은 실력이 반, 신뢰가 반이다. 현장을 잘 아는 실력자로서 한 자리를 지키며 이웃과 함께 성장해왔다면 답은 뻔한 게 아닐까. 향남읍 일대에서 ‘풍년지물포’ 그리고 ‘이재일 대표’는 믿고 찾을 수 있는 모범답안이다.

이웃이 고객, 실수는 용납 못 해요

풍년지물포는 1978년 문을 열었습니다. 어느덧 장인어른을 이어 44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대를 이은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아버님께서 처음에는 이곳 발안만세시장에서 그릇가게를 하셨어요. 그런데 주변에 지물포가 없는 걸 보고 병행하다가 곧 그릇가게는 삼촌에게 넘기고 지물포에 전념하셨죠. 저는 2006년부터 합류했으니 벌써 16년이네요. 원래는 수원 영통에서 자동차외형복원 기술자로 일했는데요. 지하철 공사로 가게 앞이 막히면서 이전을 고민하던 중 아버님께서 함께하자고 제안을 해주셔서 오게 되었죠.

단순히 인테리어 자재만 파는 가게가 아니라 현장 시공도 함께하고 계십니다.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한 업종인데요. 어떻게 배우고 익히셨나요?

아버님은 경영을 중심으로, 저는 현장 중심으로 역할을 나눴습니다. 처음 6년 동안은 기사님을 따라다니면서 장판, 벽지, 마루 시공은 물론 리모델링 기술을 전반적으로 다 익혔어요. 다행히 손재주가 있었는지 제가 꼼꼼하게 잘하는 편이더라고요. 기술자는 정말 작은 부분에서 차이가 나거든요. 저는 특히 지역사회 안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한 번 눈 밖에 나면 끝입니다. 제대로 못 하면 망신일 뿐만 아니라 장사를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요. 제 기준에서 최대한 완벽하게 시공하려고 합니다.

인테리어 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나는 환경에서도 풍년지물포가 굳건하게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저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시공 기사님이 모두 10년 이상 합을 맞춘 베테랑입니다. 검증된 전문 인력들과 함께하니 완성도가 높고, 공사 기간을 줄여 비용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고객들이 서로 추천하며 말하길 ‘깔끔하게 마무리를 잘한다’ ‘비싼지 싼지는 정확히 몰라도 적어도 바가지는 안 쓴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고객의 요구는 웬만하면 수용하고, 혹시 실수한 부분이 있다면 깔끔하게 인정하고 책임지는 자세로 임합니다. 또 간단하게 도배한 것도 2년이 지나서 문제가 있다고 하면 찾아가서 봐 드립니다. 이것이 지역사회에 오래 뿌리를 내린 업체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시하는 신념이 있을까요?

‘망신당할 일을 하지 말자’입니다. 앞서 말했듯 요령을 피우면 소문이 금방 납니다. 한번은 신축 건물 전체를 인테리어하는 현장에 갔는데 시멘트 바닥 표면이 무척 거칠었어요. 일정하게 맞혀주는 샌딩작업 후 마루 작업을 하는 게 원칙인데 생략하라고 하더라고요. 일을 안 하더라도 타협하지 않았어요. 문제가 생겼을 때 ‘이거 누가 했냐?’라는 말이 나올 텐데 원칙을 무시한 작업은 할 수 없죠.

기억에 남는 현장과 고객도 많을 것 같습니다.

사실 주변 상인들이 다 제 고객이세요. 가족들과 식당에 가면 ‘여기 아빠가 작업한 곳이야’라고 말하는데요. 아들이 ‘맨날 아빠가 했다고 한다’고 놀리거든요. 그런데 그게 사실이에요.(웃음) 이게 지역사회에서 상생하는 법이기도 하고요. 수년 전 현장까지 어떻게 다 기억하냐고 하는데. 어떻게 기억 못 할 수가 있나요. 한 곳 한 곳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요. 기억에 남는 고객 중 한 분은 45평 아파트를 전체 리모델링한 분이었는데요. 정말 마음에 들게 잘해주었다며 100만 원을 수고비로 따로 주셨어요. 최종결제할 때 가격을 깎는 분은 많아도 더 챙겨주시는 분은 처음이라 정말 큰 감동을 받았죠. 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삼촌의 그릇가게에서 50만 원 상당의 그릇 세트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저도 좋고, 고객도 좋고, 삼촌도 좋은 일이었죠.

최근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고민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현장 전문가로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제 경험으로 보면 ‘그냥 알아서 해주세요’라고 하는 분들이 오히려 뒤에 다른 말을 하더라고요. 그러면 서로 힘들거든요. 처음부터 요구사항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의사표현을 명확히 하는 게 좋습니다. 까다롭고 깐깐한 고객이 오히려 편한 부분이 있거든요. 또 지나치게 싸게만 하려고 하면 탈이 날 수가 있으니 적정 수준의 예산으로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인테리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에 어떻게 발 맞추고 계신가요?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아버님이 운영하실 때는 가게에 평상이 놓여 있고, 주변 지인들과 막걸리를 마시는 풍경이 익숙했어요. 지나고 보니 그것도 하나의 영업이었더라고요. 이제는 가게를 사무실 느낌으로 바꿔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현장이 좋지만 궁극적으로는 대리점식으로 소매와 도매 판매를 늘려갈 예정입니다. ‘백년가게’에도 선정되었으니 오래도록 믿고 맡길 수 있는 업체로 이름을 굳혀가겠습니다.

화성 풍년지물포

· 주소 :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3.1만세로 1097(발안지구대 옆)
· 전화 : 031-352-4700
· 영업시간 : 오전 7시~오후 8시(둘째, 넷째 일요일 휴무)
· 주요업무 : 주거·상업공간 인테리어 및 리모델링 시공, 벽지·장판·마루·타일 등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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