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릴레이 인터뷰 - 공감 共感

7월의 기업인 - 'N15' 허 제 대표

우리나라의 GDP대비 제조업 비중은 31.1%로 제조업강국 독일이나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다. (출처 : 포스코경영연구원 2015년 통계) 한강의 기적을 이루게 해준 국내의 기계·제조·공정 분야는 이미 세계의 선도그룹에 속해있다. 그러나 방심할 수는 없는 일. 4차 산업혁명으로 제조업 환경이 달라지며 세계는 미래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을 진행 중이다.

독일은 Industry 4.0, 미국은 산업인터넷, 중국은 제조2025 전략을 내세웠으며, 제조업의 첨병을 세워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새로운 기술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제조업 기반 창업자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세계무대를 달리며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는 기업이 있다. N15의 ‘허제’대표를 만나보자.

허제 대표는 N15를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라고 소개한다. 엑셀러레이터는 본래 가속장치를 뜻하는 단어인데, 창업 초기 기업을 발굴하고, 빨리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투자, 멘토링,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단체를 말한다. N15가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인 이유는 시제품이 나오는 제조 기반 창업자들이 보다 빨리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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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역사적으로 제조업에 기반해 성장한 자랑스러운 나라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 모두 제조업이고 글로벌 경쟁력 또한 최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국내 창업 트렌드를 보면 제조업 보단 소프트웨어 창업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소프트웨어 창업이 하드웨어 창업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하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IoT 라는 트렌드가 하드웨어 창업의 붐을 일으키고 있으며, 반드시 국내 제조업 역량을 활용하여 세계적인 창업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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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처음부터 제조업 분야에서 일했던 것은 아니다. 제조업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바로 3D 프린터였다. 프린터가 활자나 그림을 인쇄하듯이 도면을 바탕으로 입체 물품을 만들어내는 기계인 3D 프린터는 제조업 환경을 완전히 바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허 제 대표는 3D 프린터라는 새로운 분야에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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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회계법인에서 컨설팅 업무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늘 제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았어요. 회사를 다니며 3D프린터에 푹 빠져서 당시 ‘3D프린터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출간했고, 운이 좋게도 베스트셀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더 미래 제조업과 창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되었고, 지금의 N15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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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15는 용산 나진상가 15동에 위치하고 있다. 컴퓨터, 카메라, 게임기 등의 천국이었던 용산. 이 곳에 즐비한 전자상가의 모습을 보면 한 때 전자제품의 메카였음을 실감나게 한다. 과거 1990년대 컴퓨터 열풍이 불었을 때 용산 상가에서 부품을 사서 직접 조립하던 사람들이 많았다. 용산 전자상가가 부품을 제공하여 자신이 원하는 컴퓨터 모양을 만들 수 있게 해줬던 것처럼 N15는 창업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자신이 원하는 ‘기업’을 만들 수 있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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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창업 기업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기술개발입니다. 특히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창업은 전문 인력을 갖추고 제품을 개발하기엔 상대적으로 많은 고정자금을 필요로 하지요. 그래서 N15은 Proto X라는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단 시간 내에 최고의 품질로 창업 기업에게 기술지원을 한다’ 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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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15의 Proto X서비스는 제조업 기반 창업자에게 단비 같은 존재이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는 제조업 창업자는 Proto X서비스를 통해서 자신이 구상한 제품에 대하여 기술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또한 N15가 구비하고 있는 3D 프린터를 사용하여 시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과거 시제품 하나를 제작하려고 해도 소규모 제작 공장을 일일이 찾아다니고, 금형 등 큰 비용을 지출했던 창업자들은 이 곳에서 아이디어 구현부터 마케팅까지 한 번에 상담받을 수 있다. 현재 이 서비스는 해외에서까지 인정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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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점차 늘기 시작하면서 나름의 노하우를 쌓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홍콩에서 세미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홍콩 옆에 있는 중국 심천에서 온 친구들이 저희에게 ‘심천보다 빠르고 품질 좋다는 Proto X를 여기서 보게 되다니 너무 놀랍다. 같이 일하고 싶다’고 했을 때 매우 놀라웠습니다. 심천은 전 세계의 공장이자 스마트폰 70%를 생산하고 있는 거대한 제조생태계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 심천에서 Proto X의 위상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기에 매우 뿌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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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N15는 해외에 있는 제조업 기반 창업자들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하여 세계무대로 발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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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N15는 용산전자상가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을지로, 베트남 호치민, 홍콩 그리고 실리콘밸리로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해외에 있는 유망한 창업기업을 발굴하고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엑셀러레이팅 멤버들은 유럽, 미국, 동남아, 인도, 브라질 등에 기업발굴을 위해 모두 출장을 나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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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15의 서비스가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N15가 제조업 창업을 확실히 도와준다는 증거는 바로 이곳 [디지털대장간]에 있다. N15가 서울시와 함께 운영하는 독특한 공간인 [디지털대장간]에는 밀링선반, 레이저목재커터 등의 장비가 구비되어 있고 누구든 교육을 받고 장비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창업자는 이 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스스로 만들어보고, 또한 경력단절 여성이나 요소기술 장인들이 찾아와 자신의 아이디어를 마음껏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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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스페이스팀이 운영하는 디지털 대장간은 N15의 공간적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조업 창업자의 시제품 제작을 돕거나 또는 누구나 상상 속의 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그런 장비 및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미 국내 수많은 대학 및 대기업들의 창의실무교육을 저희 하드웨어 스페이스팀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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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N15 덕분에 드론, AR글래스, 블루투스 스피커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한다고 볼 수 있는 국내 유수의 창업자들이 N15의 이러한 서비스를 거쳐 갔다. 그동안 유수의 창업자들을 봐왔던 허 제 대표가 꼽는 ‘창업자’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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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집중력입니다. 창업기업에게 자금 보다 중요한 지원은 없습니다. 당장은 투자, 정부과제, 대출 등으로 자금조달을 할 수 있겠지만 있겠지만 이는 지속가능한 자금조달 방안이 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창업기업의 제품 또는 서비스 경쟁력으로 단시간내에 매출을 만들어 내는 형태의 자금조달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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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은 사람들이 원하는 니즈(needs)와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만나야 나오는 것. N15는 그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창업자들의 니즈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제조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혁신적인 공간을 만든 것. 현재 N15화 협력하는 글로벌 파트너는 150개가 넘는다. 허 제 대표는 혁신적인 제조 기반 창업자들을 찾으러 세계를 뛰어다니고 있다. N15의 앞으로의 행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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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15의 다음 목표는 Open Innovation입니다. 기업들이 스스로 R&D하고 생존하는 각자 도생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마찬가지로 창업기업 역시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바로 매출을 만들어내는 힘입니다. 그들의 창의력과 기술을 대기업에서 적정한 가치에 인정하고 함께 협업하는 모델이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을 정면으로 맞이할 수 있는 전략이라 판단합니다. N15은 다수의 대기업들과 협업하며 그들의 실질적인 니즈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그들의 인프라 및 리소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창업기업들을 찾고 있으며, 우리가 그런 플랫폼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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