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소식 · 지원정책

중소기업 옥죄던 ‘그림자 세금’
63년 만에 덜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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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자유홀에서 열린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 대통령, 23차 민생회의 주재
  • 부담금관리기본법 대대적 수술
  • 中企 “관리체계 강화방안 환영”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내는 줄도 모르고 부과돼 ‘그림자 세금’으로 불리던 부담금이 전면 폐지 혹은 감면된다.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의 단계적 요율 인하를 비롯해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환경개선부담금 인하 △폐기물 처분 부담금에 대한 감면기준 확대 △개발부담금 한시 감면 등 현장에서 오랫동안 건의해왔던 과제들이 다수 포함되며 중소기업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91개 중 32개 부담금 정비 확정

지난 27일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며 ‘부담금 정비 및 관리체계 강화’를 발표했다.

‘부담금관리기본법’에 따라 특정한 공익사업 수행을 위해 조세 외에 공공주체가 부과하는 금전지급 의무인 ‘부담금’은 2022년 말 기준 91개, 22.4조원 규모이며 이는 국내 GDP의 약 1% 수준이다. 2002년 102개였던 부담금 수는 91개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부담금 징수액은 7조4000억원에서 24조6157억원으로 세 배 이상 늘었다.

이에 지난 1월 16일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통해 각 부처에게 모든 부담금의 제로베이스 검토를 지시한 바 있으며, 70여일이 지난 이날 회의를 통해 총 91개 부담금 가운데 32개 부담금의 정비가 발표됐다. 경감규모는 금액으로 환산 시 약 2조원 수준이며 부담금 제도가 전면 개편된건 1961년 제도 도입 이후 63년만이다.

윤 대통령은 “부담금을 역대 어느 정부도 추진하지 못했던 과감하고 획기적인 수준으로 정비하겠다”며, “지난 20여년 동안 11개 줄이는데 그쳤는데 이번에는 18개를 한번에 폐지하고 당장 폐지하기 어려운 14개 부담금은 금액을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中企 오랜 숙원과제 해결

이번 부담금 대책에는 중소기업계의 오랜 숙원과제들이 다수 포함되며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1년 도입 이후 뿌리기업 등의 과도한 전기요금 부담원인으로 꼽혔던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은 부담금요율을 2년간 단계적으로 총 1.0%까지 인하키로 했으며, 영세 자영업자가 소유한 경유차에 대해 △환경개선부담금을 50%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폐기물을 다수 배출하는 업종의 중소기업기준을 감안해 △폐기물처분부담금의 중소기업 감면기준 매출액이 기존 6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확대됐고,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부동산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건설사들을 위해 개발사업시행자에게 개발이익의 20% 또는 25%를 부과하는 △개발부담금 역시 수도권 50%, 비수도권 100%로 올해 한시 감면됐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지난 2019년 회장 취임 후 중소기업의 과도한 부담금 개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특히 최근 급격한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기사용량이 많은 뿌리업종 중소기업들의 부담이 매우 커졌다며,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한국전력 등 관련 부처와 기관장들을 만나 중소기업의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꾸준히 건의해 왔고,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과 환경부 차관이 공동위원장으로 운영중인 환경정책협의회 등을 통해 ‘폐기물처분부담금의 중소기업 감면기준 확대’ 등을 지속해서 요청해왔다.

이번 부담금 개선 역시 중소기업계의 지속적인 두드림과 노력에 정부가 호응한 결과라는 평가다.

중기중앙회는 부담금 관리방안이 발표된 27일 논평을 통해 “중소기업계는 기업과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한 정부의 ‘부담금 정비 및 관리체계 강화 방안’을 환영한다”면서, “91개 부담금 중 약 40%인 36개를 정비했다는 측면에서 경제 활력 회복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볼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인하는 중소기업계의 가장 큰 숙원 과제였다”면서, “최근 전기료 급등으로 중소기업들의 부담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번 인하 결정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부담금 외에도 이날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총 263건에 달하는 규제들에 대해서 '한시적 적용유예'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시적 적용유예'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규제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것으로, 이번에 8년 만에 재도입됐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고물가 고금리로 어려움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돈이 돌게 만들겠다”며, “먼저 중기 경영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총 42조원의 자금을 공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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