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



김 사장은 서울에서 조그만 가게를 2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손님이 끊이지 않고 장사가 잘되어 돈을 잘 벌고 있는 김 사장은 그런데 요즘 고민이 있어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합니다. 보증금이 2억 원이고 월세를 내고 있는 상가 건물의 임대차 계약 기간이 두 달이면 끝납니다. 김 사장은 장사가 잘되고 있으니 임대인에게 계약을 갱신해 달라고 요청하고 싶은데 건물주가 어떻게 대답할지 모르니 걱정이 됩니다. 김 사장은 가게를 계속 운영할 수 있을까요?

계약갱신요구는 언제든지 할 수 있나요?
임차인은 임대차기간 만료 전 6개월부터 1개월까지 사이에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거절하지 못합니다. 임차인은 상가건물의 임대차계약 갱신을 원하면 해당 기간이 도과되기 전에 임대인에게 계약을 갱신해 줄 것을 표시해야 합니다. 또한 임차인은 최초의 임대차 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 기간이 5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은 무조건 계약을 갱신해주어야 하나요?
임대인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경우가 몇 가지 있습니다.
①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② 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③ 쌍방 합의하에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④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목적 상가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한 경우,
⑤ 임차인이 임차한 상가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
⑥ 임차한 상가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멸실되어 임대차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⑦ 이 밖에 임차인이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임대인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김 사장은 최초의 임대차 기간이 2년인 데다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전 2개월인 상황입니다. 그러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은 계약을 갱신해주어야 합니다.

갱신되는 임대차 계약은 어떤 조건인가요?
갱신되는 임대차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봅니다. 다만 차임 또는 보증금은 증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임대인이 증액을 청구할 경우, 그 청구 당시의 차임 또는 보증금의 9% 금액을 초과할 수는 없습니다.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었는데 쌍방 간 아무 말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나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일정액 이하 보증금으로 상가건물을 임대차하는 경우(서울의 경우 환산보증금 기준으로 6억 1천만원 이하) 임대인이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의 기간 이내에 임차인에게 갱신을 거절하겠다는 의사를 통지하거나 임대차 계약의 조건을 변경하겠다는 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기간이 만료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봅니다. 이것이 묵시적 갱신입니다. 상가건물임대차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면 종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며, 다만 그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1년입니다. 묵시적으로 갱신된 기간 내에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를 통고를 할 수 있으며, 임대인이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계약해지의 효력이 발생합니다.

- 김성엽 변호사 (변호사김성엽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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