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2

고기 품은
두부전골을 아시나요?

대전 매봉식당 김정겸 대표

황톳길로 유명한 대전 계족산은 몸과 마음을 가볍게 환기하는 나들이 코스로 인기가 높다. 맨발로 천천히 황톳길을 걷다 보면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자연의 기운에 정신까지 개운해진다. 체력도 기르고 일상의 스트레스까진 날린 나들이 끝엔 식도락이 이어지는 법. 대전 현지인이 강력하게 추천하는 계족산 맛집 중 하나가 바로 매봉식당이다.

대전 계족산 아래 25년 맛집

25년 동안 2대째 이어오고 있는 매봉식당에 들렀다면 ‘고기 품은 두부전골’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익히 아는 두부전골에 고기가 더해진 정도를 상상했다면 오산이다. 매봉식당의 대표 메뉴는 이름 그대로 두부 안에 고기가 들어가 있다. 비주얼만으로도 맛깔스러운 담백함의 끝판왕이다. 그런데 김정겸 대표는 고기 품은 두부전골의 진가는 따로 있다고 말한다.

“국물이 진짜예요. 각종 채소, 두부, 고기 본연의 맛이 육수에 우러나 어느 정도 자작하게 졸아들면 정말 끝내주는 맛이 납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국물까지 싹 비우는 손님들을 볼 때마다 뿌듯함이 커집니다.”

계족산 아래 매봉식당이 대전을 대표하는 메뉴로 키우고 싶다는 고기 품은 두부전골, 그 맛이 더욱 궁금해진다.

매봉식당을 대전 대표 식당으로

매봉식당은 1998년 문을 열어 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어떻게 출발한 식당인가요?

아버지께서 건설업을 하셨습니다. 건물을 여럿 지어 분양했는데 IMF 외환위기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사업이 무너졌습니다. 맨 처음 지었던 건물 하나만 간신히 남았는데 바로 지금의 매봉식당 건물입니다. 대전 법동은 저희 일가가 4대째 뿌리를 내리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무엇으로 재기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어머니의 음식 솜씨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가족 잔치를 위해 음식 장만을 할 때면 다른 형님들을 제치고 어머니가 리더 역할을 할 만큼 음식 솜씨가 뛰어났거든요. 이를 믿고 대대로 내려온 동네에서 식당을 열게 되었습니다.

25년 동안 한 자리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고기 품은 두부전골’이 단연 시선을 끕니다.

이렇게 특색있는 메뉴를 어떻게 개발했는지 많이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사실 저에게는 익숙한 메뉴였어요. 제가 어렸을 때 밀가루를 먹으면 배탈이 났거든요. 그런데도 만두를 좋아해서 어머니가 이북의 두부밥에서 영감을 얻어 두부 만두를 만들어주셨어요. 두부를 노릇하게 튀긴 다음 안을 갈라 그 안을 고기로 채운 것이죠. 덕분에 건강하게 만두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두부만두를 전골로 끓여낸 게 매봉식당의 대표 메뉴가 되었죠.

대표님은 어떻게 대를 이어 식당을 운영하게 되었나요?

성악을 전공해 합창단 활동을 했을 만큼 다른 길을 걷고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의 권유를 세 번 정도 거절한 것 같아요. 식당 운영이 힘들다는 것도 잘 아니까요. 그런데 어머니가 20년 동안 일군 터전이자 제가 어릴 적부터 지켜본 곳을 외면할 수 없더라고요. 한편으로 내 세대에서 더 잘 일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자신감이 생겨 2018년부터 매봉식당을 잇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변화의 의지를 갖고 시작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꿔갔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메뉴를 간소화했습니다. 기존 18개 정도의 메뉴를 과감하게 줄여서 두부전골에 집중했습니다. 특히 ‘고기 품은 두부전골’로 이름을 바꿔서 차별화된 메뉴의 가치를 높였습니다. 여름 두 달 동안은 콩국수를 계절 한정 메뉴로 더했고요. 여기에 테이블을 좌식에서 입식으로 바꾸고, 위생모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시스템을 바꾸는 작업을 했습니다. 주 고객층을 30~50대로 잡고 그에 맞는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계족산 등산 후 두부전골로 배를 채우고 가볍게 술 한 잔도 즐길 수 있는 식당으로 말이죠.

식당은 역시 맛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매봉식당의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일까요?

좋은 재료를 자부합니다. 새벽 4시반에서 6시 사이에 오정동 농수산물 시장에 직접 갑니다. 그때 나서야 좋은 재료를 얻을 수 있거든요. 국내산 강화도 새우를 갈아 넣기 때문에 국물이 더 시원하면서 감칠맛 나고요. 배추, 대파, 양파, 가지 등 채소의 30~40%는 부모님이 농사지은 수확물로 채웁니다. 그만큼 신선하고 믿을 수 있죠. 덕분에 고기 품은 두부는 조연이고 국물이 진짜 주연입니다. 8~10분 정도 끓이면 국물이 진하고 시원하게 우러나거든요. 해장하러 오신다는 분들도 많아요. 계족산 황톳길을 걸은 후 고기 품은 두부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국물로 땀을 쫙 빼면 그야말로 개운하다고 하십니다. 점점 입소문이 나고 <식객> 방송에 나온 이후 타지방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도 늘고 있습니다.

지역 맛집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오히려 책을 안 읽었는데 식당 운영을 하면서 근 2년 동안 300~400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경영, 마케팅, 음식 등 다양한 주제를 섭렵하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또 유명한 식당, 배울만한 식당이 보이면 주저 없이 연락해 대표님과 약속을 잡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식당 내부적으로는 매뉴얼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지 않고 메뉴든, 서비스든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현재 메인 전골 메뉴 외에 사이드 메뉴가 없는 게 좀 아쉬운데요. 대전이나 충청도를 대표할 수 있는 메뉴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식당입니다. 대표님의 앞으로의 계획, 목표가 궁금합니다.

‘대전의 빵집’하면 성심당이 가장 먼저 떠오르잖아요. 앞으로 ‘대전의 맛집’하면 가장 먼저 매봉이 떠오를 수 있도록 식당을 전국구로 키우고 싶습니다. 대전에서 가볼 만한 식당, 대전을 대표하는 식당으로 더욱 단단하게 이끌겠습니다.

대전 매봉식당

· 주소 | 대전광역시 대덕구 계족로664번길 113(법동)
· 전화 | 042-625-3345
· 영업시간 | 11:30-21:00(브레이크 타임 평일 15:00~17:00, 주말 16:00~17:00)
· 주요메뉴 | 고기 품은 두부전골, 콩국수(여름 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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