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共感 2

귀여움, 이토록 사랑스런 삶의 무기

한덩이 캐릭터 콘텐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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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해야하고, 부지런해야하고, 용기있어야하고, 정의로워야하고…. 알게 모르게 요구되는 거창한 삶의 가치와 태도 때문에 오히려 지치고 주눅이 들고 마는 아이러니. 그래서 반갑다. 조금은 소심하고 한편으로는 천진하게 ‘귀여움’을 삶의 무기로 전하는 한덩이 작가의 이야기가 말이다. ‘바쁘고 힘든 순간에도 귀여움을 잃지 말자’는 여섯 캐릭터의 이야기 속에서 지친 하루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귀여움의 힘을 만나본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하리

용기나 꿈을 갖기는 부담스러워도 ‘귀여움’ 정도는 찾아보면 누구나 한 덩이쯤 가지고 있지 않을까. 캐릭터 콘텐츠 작가로 활동하는 한덩이 작가는 나이가 적든 많든, 사회적으로 성공을 했든 안 했든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내면의 한 덩어리를 ‘귀여움’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인문학적 고민을 본인이 창조한 귀여운 캐릭터로 유쾌하게 전하는 한덩이 작가. 소시지가 되기 싫어 농장을 탈출한 감성돼지 ‘뚱’과 그가 모험을 하며 만난 ‘삥(실험실에서 나고 자란 미디어 덕후 안경 병아리), 멍(냄새를 못 맡아 길을 잃은 똥강아지), 팡(펭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살찐 파랑새), 띵(미련 곰탱이로 보는 편견이 싫은 지적 곰탱이), 꽁(올챙이 적 생각이 부끄러운 흑역사 부자 청개구리)’ 캐릭터를 통해 귀여움의 가치와 힘을 끄집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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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든 캐릭터는 모두 어리숙하고 겁 많고 소심하지만 귀여운 존재들이에요. 흔히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는 어쩐지 별 볼 일 없이 느껴지잖아요. 이럴 때 우리의 일상을 확대해 순간순간으로 나눠 보면 시선이 달라집니다. 바쁘고 힘든 순간에도 우리가 잃지 않는, 그런데도 자꾸 잊고 살아가는 존재 가치인 ‘귀여움’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한덩이 작가는 그 귀여움을 서로 발견해주고 스스로 잃지 않도록 여섯 캐릭터의 소소한 일상 속에 귀여움의 힘을 녹여낸다. 누구에게나 있는 귀여움, 그 존재의 이유를 서로 찾아가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귀여움으로 가장한 인문학 책 [너를 만나 삶이 맛나]에는 사랑스런 한덩이 작가 표 캐릭터와 마음을 ‘쿵’ 울리는 글귀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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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짓의 힘, 언어유희의 즐거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자’는 문구를 귀엽게 비튼 ‘일찍 자고 일찍 먹자’는 성공을 위해서가 아닌 행복을 위해 하루를 시작하자는 삶의 태도를 담고 있다. ‘오늘도 우리 모두 파eating!’ 안에는 비장함 대신 말 그대로 잘 먹고 잘 살자는 응원을 담았다. ‘빛나는 건 잠깐이에요. 잠깐이라 소중한 거고’라며 불꽃놀이를 보는 뚱, ‘다칠수록 닫히고 닫힐수록 다치는, 마음이란 그래요’라는 상처투성이 삥, ‘꾸물꾸물 꿈을 향해’ 산을 오르는 멍의 이야기는 잔잔한 웃음과 위안, 공감을 선사한다.

둥글둥글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단어나 문장을 뒤트는 언어유희로 유머까지 살린 짧은 문구. 일상의 고단함을 위트 있게 풀기 위해 단어 하나하나에 공을 들이는 한덩이 작가는 ‘딴 생각’과 ‘딴 짓’을 통해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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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산책을 좋아해요. 한 권에 집중하기보다는 얇고 넓게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떠들어보면서 아이디어가 될 만한 이야기나 문장이 있으면 메모를 하지요. 일상에서 재미있는 오타나 동음이의어를 발견하면 어떤 이야기로 풀어볼까 고민하게 됩니다. 생각날 때마다 메모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학창시절부터 연습장에 그림을 끼적이며 딴 짓하기와 딴 생각을 좋아했던 한덩이 작가는 스스로를 ‘딴 생각의 천재’라고 소개한다.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게임회사와 UI 디자인, 광고 일을 거쳐 결국 자신이 가장 잘 하고 좋아하는 창작자의 길로 한덩이 작가. 지금 이 순간이 작가의 귀여움이 가장 빛나는 시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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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속도로 차근차근 전진

프리랜서 캐릭터 콘텐츠 작가로 활동한지 5년.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작업하다보면 외로울 때도 있지만 SNS나 북토크,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등으로 팬들과 소통하며 힘을 얻는다.

“제 캐릭터를 좋아하는 연령층이 생각보다 다양해요. 북토크에 엄마와 딸이 함께 온 모습이 인상적이더라고요. 참석자들에게 사연을 받아 그에 맞는 책 속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습니다. 제 캐릭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역시나 다들 귀여움이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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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덩이 작가는 천천히 자신만의 속도대로 일을 꾸미는 중이다. 올해 또 한 권의 책을 내고, 자신만이 선보일 수 있는 유튜브 콘텐츠를 고민 중이며, 캐릭터를 활용한 이모티콘 제작도 진행 중이다. 장기적인 꿈인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위한 시나리오 작업도 틈틈이 이어가고 있다.

“예술을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겠지만 저는 우리 일상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시선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제 작품의 세계관에서 중요한 시선은 바로 서로의 귀여움을 발견하는 것인데요. 꾸준히 지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이라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있어요. 성장세가 느릴 수 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는 중이랍니다.”

캐릭터를 내세워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진지한 이야기를 귀엽게, 귀여운 이야기를 진지하게 전하는 한덩이 작가. 볼떼기에 자존감이 꽉 차있는 대표 캐릭터 뚱을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만날지 짐짓 기대가 된다. 서로를 모르기 때문에 불편하고 경계하는 사회를 귀여움으로 무장해제하는 이 발칙한 작가의 내일 또한 귀여움으로 가득 채워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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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덩 이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d_creart/
그라폴리오 www.grafolio.com/d_cr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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