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시

이런 날이면

시인 용혜원

이런 날이면

용혜원

비오는 날
그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런 날이면
아무런 이유가 없어도
만나고 싶습니다

울적해지는 마음
산다는 의미를 생각해보고
살아온 길을 생각해보다가
허무에 빠지고 되면
온몸이 탈진한 듯
힘이 없어지기에

비 오는 날
그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런 날이면
아무런 이유가 없어도
만나고 싶습니다

나의 연인이여
사랑하는 사람아
이런 날이면
그대가 먼저 전화를 해

"보고 싶다 우리 만나자"하면
정말 얼마나 좋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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