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만성피로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법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상 교수



현대인은 ‘피로를 달고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로로 인한 일시적인 피로부터 질병의 신호탄까지, 피로의 유형도 다양하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특별한 원인도 없이 지속되는 만성 피로다. 그 동안 나를 괴롭혔던 피로의 정체를 파악하고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자.

6개월 이상 피로가 지속되는 경우가 만성피로

피로란 탈진되거나 힘이 없어지고 기능을 상실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단순히 무리한 노동을 하고, 잠을 못 잔 것 만으로도 피로를 느낄 수 있지만, 이러한 피로감은 휴식 후에 곧 좋아질 수 있으므로 심각한 상태로 보지 않는다. 1개월이 넘어가는 피로감은 일시적인 피로감으로 볼 수 없으며, 6개월이 넘어가는 정도라면 만성피로라는 용어를 쓰게 된다. 만성피로는 일상 생활에 큰 불편을 줄 뿐 아니라 질병과 연관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관심 있게 접근해야 한다.

내과적 질환이나 정신과적 문제도 만성피로의 원인

만성피로의 2/3 정도는 내과적 질환이나 정신과적 문제로 발생할 수 있다. 흔한 원인으로 지속적인 수면 부족이나 불균형한 식사, 알코올, 카페인 등과 같은 문제들도 있지만, 빈혈이나 우울증, 갑상선 기능 이상, 당뇨, 심장병과 같은 질병들도 만성피로의 원인이다. 생활 습관에 큰 문제가 없는 젊은 여성에서 만성피로가 있다면, 빈혈, 갑상선질환, 우울증과 같은 질병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만일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지고 만성적인 피로가 있다면 악성 종양과 같은 좀더 심각한 질환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실제로 임상에서 지속적인 체중감소와 통증, 만성피로가 동반된 환자들을 검사하여 암을 찾아낸 경우도 종종 있다.

우울, 불안 등의 상태가 지속되면 체내에서는 큰 스트레스 반응으로 받아들여 체내의 에너지 자원을 고갈시키게 된다.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면 식습관에도 변화가 오고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는 경우 고갈된 에너지를 채워줄 수 없으므로 피로감은 누적된다. 우울감으로 수면에 문제가 생기면 피로감을 회복시킬 수 있는 재생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꼭 우울하다는 느낌이 아니더라도 즐거운 것도 없고, 음식의 맛도 잘 모르겠고, 막연히 만성적으로 피로하다면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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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피로증후군은 운동과 식습관으로 다스려야

6개월 이상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피로하고 휴식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며, 사회적 기능이 떨어질 경우 아래 항목 중 4가지 이상이 동시에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볼 수 있다.

√ 기억력 혹은 집중력 장애
√ 침이나 음식을 삼킬 때 목의 통증
√ 목과 겨드랑이쪽 림프선의 통증
√ 근육통
√ 두 군대 이상의 신체 부위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관절통
√ 두통
√ 잠을 자도 상쾌한 느낌이 없음
√ 운동이나 힘든 일을 하고 난 후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심한 권태감

만성피로증후군에 권유되는 치료법은 운동이다. 운동 초기에는 피로감이 좀 더 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운동의 시간과 강도를 점차 늘려가고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그러나 만성적으로 피로한 사람이 부족한 시간을 쪼개어 운동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운동을 시작하여도 호전이 없는 경우도 많다. 만성피로증후군에서 영양 불균형이나 대사 불균형과 같은 상태가 많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식단부터 바꾸어 보자. 이것이 어렵다면 나에게 부족한 영양이 무엇인지, 내 대사 과정에서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자. 이러한 과정을 토대로 계획을 세워 실천한다면 천천히 피로감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장 내 환경을 개선시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장 건강은 신체의 건강을 조절하는 중요한 인자다. 위장 상태가 좋지 못하면 필요한 영양 균형을 맞추기도 어렵고, 장내의 지속적인 염증이 면역력과 에너지 고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장내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몇 가지 원인들이 있는데, 불규칙한 식습관, 다양한 스트레스,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이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은 장내 염증을 유발하기 쉽고, 만성적인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유산균의 복용도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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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피로 이겨내기

1. 충분히 잠을 자고 아침에는 햇빛을 보자.
수면 패턴이 정상화되어야 하고, 아침의 햇빛은 밤의 수면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분 전환에도 수면 개선이 필수적이다.

2.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고 더 움직이자.
영양가는 칼로리가 아니다. 덜 가공된 음식들을 먹고, 음식을 먹는 시간과 공간을 가져보다. 운동은 필수이다.

3. 스트레스 받는 일은 잊도록 노력하자.
기억하는 것만큼이나 잊는 것도 노력에 의해 개선될 수 있다. 잊기 위한 연습도 해보자.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에 의해 신체 균형이 깨지게 된다.

4. 정해진 건강검진은 꼭 하자.
국가 검진만 하더라도 상당수의 대사질환과 암 질환을 찾아낼 수 있다. 대사 질환이나 대사 이상은 피로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5. 장 건강을 챙기자.
제 시간에 먹고 소화 후에 장이 쉴 시간도 주자. 장내의 미생물 균형도 필요하며 유산균 복용도 고려할 만하다.

만성피로 검사

1. 기본적인 대사 질환 알아보기
심한 당뇨나 고혈압, 빈혈, 심혈관질환 등으로 인한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다.

2. 호르몬 상태 확인하기
잘 알려진 갑상선 질환이나 스트레스 호르몬을 관장하는 부신의 기능,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의 균형을 평가할 수 있다. 또, 위산 분비가 적절한지를 확인하는 호르몬 검사도 있다.

3. 미네랄 균형 검사
체내의 미네랄 균형을 혈액이나 모발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4. 대사 과정 이상 검사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 중 문제가 있는지, 독소에 의한 대사 이상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다. 대개 소변에 농축되는 특정 중간 화학물질을 검출하는 방법으로 확인한다.

5. 장내 미생물 검사
장을 직접 검사하지 않고도 소장에 미생물이 증식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시간 차이를 두고 여러 차례 호흡을 채취하는 방법으로 미생물의 증식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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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및 문의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상 교수
전문분야: 건강증진, 생활습관병, 비만, 만성피로

학위 및 경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대학원 의학석사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
현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부교수

031-780-5000 / bundang.cham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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