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동업관계, 어그러지면 투자금은 어떻게 하나요?



김윤희 이사는 2012년 지인 두 명과 모여서 웨딩사업을 함께 시작했습니다. 세 명은 이사로 등재하면서 향후 5년간 함께 투자하면서 사업을 키워가기로 했습니다. 김 이사와 다른 한 이사(이하 “박 이사”)는 495만원 씩, 또 다른 이사는 1,200만원을 각각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사업 초기에 1,200만원을 투자한 이사가 동업관계에서 이탈하면서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했고, 이에 투자금을 돌려주고 사업은 두 명이 동업하는 형태로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김 이사와 박 이사는 수익이 나면 5대5로 배분하기로 했고 박 이사는 전문 지식과 기술 등을 맡아서 일하기로 했으나 거의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김 이사는 처음에는 영업을 주로 맡았으나 점차 사업 전반을 도맡아 운영했습니다.

그래도 김 이사는 수익이 나면 애초의 약속대로 월 80여만 원을 지급해왔고 결국 지금까지 총 700만원을 박 이사에게 지급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사업의 수익성이 너무 낮아 정리하고자 했던 김 이사는 박 이사에게 수익이 더 이상 나지 않아 줄 수 있는 수익금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박 이사는 그래도 사업을 완전히 정리할 때까지 지분 20% 정도를 인정해달라고 전해왔습니다.

2년이 지나서 박 이사는 투자금 495만 원을 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김 이사는 투자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했고 해당 웨딩사업은 폐업신고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김 이사는 다른 업종으로 가게를 시작했는데 이전의 웨딩업 동업자인 박 이사가 그때의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다시 한번 요청을 한 상태입니다.

김 이사는 도의상 할 수 있는 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법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몰라 상담을 받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소기업·소상공인경영자문단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김 이사는 이미 투자금을 상회하는 수익금 700만원을 주었는데, 박 이사의 요구가 정당한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자문을 맡은 김준 변호사는 몇 가지 판례를 검토한 뒤 상담에 응했습니다. 초기에 1,200만원을 출자한 동업자의 이탈로 인해 결국 2인 동업관계가 되었는데, 이렇게 2인 동업관계 또는 조합관계의 경우 그중 한 명이 탈퇴하면 그 동업관계는 해산 절차 없이 종료되어 청산이 뒤따르지 않습니다. 1997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동업자들의 공동 소유에 속한 재산은 남은 동업자의 단독소유에 속하고, 탈퇴한 자와 남은 자 사이에 탈퇴로 인한 계산을 해야 합니다. 동업자 중 한 명이 약정에 따른 출자금을 출자한 후 당사자 간의 불화와 대립으로 동업관계가 결렬되어 나머지 동업자에 의하여 당초의 업무가 처리되어 온 경우,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해산청구를 할 수도 있으며, 출자의무를 이행한 동업자는 탈퇴로 인한 계산으로서 자기가 출자한 금원의 반환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김준 변호사는 이 판례를 바탕으로 볼 때, 동업관계에서 이탈한 박 이사로서는 정산을 구하면서 투자금을 반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지만, 투자금 원금이 아니라 투자금의 운영결과 수익과 지출을 확인하여 실제 남은 자금에 관하여 그렇게 요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김준 변호사가 보기에는 실제로 김 이사는 박 이사에게 700여만 원을 지급하였고 현재는 해당 사업이 폐업을 하여 더 이상 정산할 대상이나 자금이 남아 있지 않다면 그 700만 원으로 정산은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법률상 이러한 유리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상황을 더 이해시키고 설득하려는 노력이 좋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남은 돈이나 정산할 대상이 없고, 지금까지 지급했던 수익이 최초의 투자금을 상회하기 때문에 사실 돈을 주지 않아도 되는 입장도 설명하여 더 큰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 서로에게 가장 좋다고 했습니다. 법적인 절차를 밟는다면 소송에서 이길 수는 있겠지만 송사에 드는 비용이 더 크므로 서로에게 손해가 된다는 자명한 이유에서였습니다.

김윤희 이사는 김준 자문위원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생각보다 정말 열심히 알아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는 그냥 간단한 상담만 받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일 비슷한 판례를 찾아봐주시고 어려운 법을 쉽게 설명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상담 내내 제 상황을 많이 공감해주셔서 큰 위로가 됐습니다. 친했던 지인과 돈 문제로 얼굴 붉히게 되는 상황이 부끄럽기도 했거든요. 소기업·소상공인경영자문단은 중소기업 뉴스를 보면서 알게 됐는데, 이렇게 용기 내어 전화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궁굼한 점이 있으면 상담을 요청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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