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1

3대가 이어온 설악동의 하룻밤

속초 스마일리조트
스마일리조트

설악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산이다. 1970년대, 속초 설악동에 이미 대규모 관광단지가 조성되었을 만큼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부흥을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덕분에 설악동은 누군가에게는 첫 여행, 누군가에게는 수학여행, 누군가에게는 신혼여행 등 가지각색 추억을 선사한 강원도 여행의 관문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설악산국립공원은 지난 3년간 연평균 방문객이 220만 명에 이를 만큼 여전히 우리나라 대표 국립공원의 위상을 지키고 있다.

49년 동안 미소로 반긴 스마일리조트

변함없는 기개를 자랑하는 설악산 아래에는 1974년 문을 열어 지금까지 한자리를 지킨 설악동의 터줏대감이 함께한다. 49년간 자연 속에서의 안락한 하룻밤을 선사해온 스마일리조트가 그 주인공이다. 스마일리조트에서 설악산 소공원까지는 3km, 도보로 40~50분 내외로 닿을 수 있고, 숙소 옆으로 흐르는 계곡이 흐르며, 핏골 산책로가 조성되어있어 호젓하게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실리카 온천수를 각 객실에서 누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자연에서 휴식을 원하는 여행객, 설악산을 좋아하는 등산객, 리조트 바로 옆으로 흐르는 계곡을 즐기고 싶은 분 등 누구에게나 편안하고 쾌적한 하룻밤을 선사하려고 해요. 공기가 좋아서일까요. 숙면을 위해 일부러 찾는 분도 있고요.”

시아버지에 이어 2대째 스마일리조트를 이끌고있는 김정금 대표는 밝은 미소로 손님을 맞는다. 2013년부터는 아들 강태규 씨 내외가 합류하며 3대가 잇는 백년가게로도 인증받았다. 오늘도 누군가의 추억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스마일리조트는 설악동의 생생한 역사 그 자체이다.

100년을 이어 역사로 남겨야죠

스마일리조트는 1974년 오픈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5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요. 어떻게 터를 잡았는지 궁금합니다.
시부모님이 이북 분이에요. 부산으로 피난 온 두 분이 영도다리에서 만나셨는데 고향과 가까운 속초로 올라와 터를 잡으셨습니다. 언젠가 고향으로 갈 줄 알았는데 38선이 그어지면서 완전히 정착했고, 먹고살기 위해 전복죽을 개발에 팔았다고 해요. 그런데 어찌나 맛이 좋은지 손님들이 줄을 선거죠. 그렇게 500원, 700원씩 하는 전복죽을 팔아 모은 돈으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건물을 사셨다고 해요. 1974년 당시 9천만 원이었는데 일부는 대출을 꼈고요. 처음에는 2층 건물이었어요. 우리나라에 ‘관광’이라는 문화가 처음 시작된 시점이라 단체 손님이 많았거든요. 한 방에 20명 정도 묵을 수 있는 형태였지요.

터는 같지만 지금의 스마일리조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겠네요. 변천사를 소개해주세요.
제가 1982년도에 시집을 왔는데요. 눈만 뜨면 사람들이 몰려올 정도로 전성기였어요. 자연스럽게 합류하여 일을 돕다가 여행 트렌드가 바뀌면서 새롭게 변신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죠. 1995년에 기존 건물을 헐고 객실 40개 규모의 건물로 신축했습니다. 그러다 가족 중심의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다시 한번 생활형 숙박으로 개조를 했어요. 객실 21개를 갖춘 콘도형으로 정비한 것이죠. 운영방식의 변화도 있었어요. 캐나다, 호주, 일본 등지에서 공부하던 아들이 해외에서는 보편화된 게스트하우스를 아이디어로 전하더라고요.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점차 늘어날 때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덕분에 강원도 1호 게스트하우스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도전한 덕에 49년을 잇지 않았을까요.

숙박업소로는 최초로 중소벤처기업부 인증 백년가게로 선정된 점도 눈에 띕니다.
가족들과 중국 샤먼시의 구랑위를 여행했는데 100년 된 집이 아직도 깨끗하게 보존된 풍경이 인상적이었어요. 그 하나하나가 다 역사잖아요. 2013년부터 아들 내외가 본격적으로 합류하며 스마일리조트도 100년을 내다볼 수 있게 되었거든요. 우리나라의 숙박시설도 역사와 전통을 품고 오래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마침 백년가게 선정 소식을 듣고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백년가게 인증을 받았지만 아쉬운 점은 있어요. 선정 당시의 단기 이슈로 끝내지 말고 실질적인 지원이 꾸준히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거죠. 특히 숙박업소는 시설 관리가 쉽지 않은데 100년을 이어가기 위한 정기적인 보수기금 지원이나,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개선을 논의하는 등의 주기적인 소통의 자리가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설악동에는 숙박업소가 밀집되어 있는데요. 스마일리조트는 어떤 매력과 특별함으로 손님들을 맞고 있나요?
설악산 아래 자리한 만큼 편백나무를 활용해 산장처럼 꾸몄어요.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나무가 끌어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 엘리베이터도 없고, 오래된 건물이니 좀 불편한 부분도 있겠죠. 하지만 자연친화적이고 편안한 분위기만큼은 확실히 보장합니다. 직접 하는 철저한 침구 관리와 청소 등 청결은 기본이고요. 객실마다 나오는 실리카 온천수를 좋아하시는 손님들도 많으세요. 아침에는 시리얼, 토스트, 우유, 커피가 기본으로 제공되는데요. 간단히 아침을 먹고 숙소 바로 옆으로 이어지는 핏골 산책로를 가볍게 산책하는 걸 좋아하시더라고요. 한마디로 물 좋고, 산 좋고, 분위기 좋은 곳이죠. 한 손님은 11시 퇴실 시간이 지나서도 인기척이 없어 오후에 문을 두드리니 오랜만에 잠을 너무 잘 잤다고 하루 연장한다는 거예요. 잠을 못 자서 내내 힘들었는데 이곳에서 오랜만에 푹 잤다며 그 이후로도 단골이 되어 주무시러 오곤 해요.

인생 2막의 선택지로 숙박업을 고민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아드님이 대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조언하고 싶은 부분이 있을까요?
숙박업이 겉으로는 우아해 보일지 몰라도 속을 들여다보면 중노동이 따로 없거든요. 몸을 써야 하는 일이 많고, 늘 사람을 상대하는 만큼 서비스 정신이 투철해야 해요.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들에게는 무조건 부지런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잠을 자다가도 기계 소리, 물 흐르는 소리, 보일러 소리를 예민하게 감지할 줄 알아야 한다고요. 그렇지 않고서는 주인이 될 수 없거든요. 아버님께서 생전에 잘 들르지도 않는 옥상 창고에 뭐가 있는지 속속들이 다 아는 게 정말 신기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제가 그래요. 벽지 하나, 장판 하나까지 눈을 감고 생생하게 그릴 수 있죠. 그만큼 애정이 있기에 가능한 거겠죠.

스마일리조트를 앞으로 어떻게 일구고 싶으신가요?
오래오래 지키고 싶어요. 백년가게라는 타이틀이 헛되지 않게 역사로 남기고 싶다는 게 꿈입니다. 많은 백년가게들이 대를 이어 오래도록 남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이 더해지면 좋겠습니다.

스마일리조트

· 주소 | 강원 속초시 청봉로5길 5-9
· 전화 | 0507-1392-7118
· 운영시간 | 입실 15:00, 퇴실 11:00
· 홈페이지 | http://스마일호스텔.com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