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 운동질환, 역류성 식도염이나 협심증으로 오인
과거 진단 기술 미흡으로 발견 어려워

-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 -

김모(33.남)씨는 1년전부터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신물이 올라오는 느낌을 받았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역류성 식도염의 주요 증상으로 나왔다. 김씨는 가까운 약국을 찾아 역류성 식도염 관련 약을 사다가 수개월째 복용했다.

하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고 갈수록 목의 이물감을 커지고, 역류증상은 심해졌다. 김씨는 약의 복용 횟수를 늘려서 먹어도 증상이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

결국 김씨는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볼 생각으로 병원을 찾았다. 김씨의 상태를 본 전문의는 역류성 식도염 징후가 없다고 판단해 김씨에게 최신 ‘고해상도 식도 내압검사’를 시행했다. 검사 결과 증상의 원인은 역류성 식도염이 아니라 식도 근육에 문제가 있는 식도 운동질환 중 하나인 식도 이완불능증(Achalasia)으로 나왔다.

음식물이 지나가는 식도 근육에 이상인 식도 운동질환이 역류성 식도염이나 협심증으로 오인되기 쉬워 주의가 요구된다.

보통 목에 이물감이 있고, 신물이 역류되는 증상이 있으면 위산 역류에 따른 역류성 식도염으로 생각하기 쉽다. 또 쥐어짜는 듯한 가슴통증이나 음식을 삼킬 때 통증은 협심증으로 오인되기 쉽다.

하지만 위식도접합부의 식도조임근이 이완돼 음식물이 위에서 역류하는 식도 이완불능증, 식도의 비정상적인 수축으로 인한 과수축성 식도질환(hypercontractile esopahgus)이 있으면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식도 운동질환은 진단 자체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질환에 대한 관심도 매우 낮다. 하지만 발견하지 못한 식도 운동질환을 포함한다면 발병률은 절대 낮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진단 기술의 발달로 식도 운동질환을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할 수 있게 됐다.

‘고해상도 식도 내압검사’는 다양한 식도 운동질환 진단에 특화된 장비이다. 과거 내시경이나 문진만으로 진단하기에 한계가 있었던 식도 운동질환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해준다. 이로써 단순 역류성 식도염으로 치부됐던 질환들이 식도 운동질환으로 진단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는 “진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거에 발견되지 않았던 질병이 밝혀지는 경우가 많으며 대표적으로 초음파 장비의 발달로 인해 유병률이 급증했던 갑상선암이 있다”며 “최근 개발된 장비 덕분에 식도운동질환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아져 이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보다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역류성 식도염이나 협심증 등이 의심돼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도 호전이 없는 경우 한번쯤 식도 운동질환을 의심하고 전문의와 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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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불능증, 식도 운동질환 중 가장 흔해

다소 생소한 식도 운동질환 중 가장 흔한 것은 이완불능증이다.

식도 이완불능증은 ▲음식을 삼켰을 때 목에 걸리는 느낌 ▲음식물이 역류되는 증상 ▲가슴이 답답하고 꽉 막힌 것 같은 느낌 등의 증상을 보인다. 증상이 심하면 누워있을 때 식도에 고여있던 음식물이 역류해 심한 기침을 유발돼 똑바로 누워 잠을 자지도 못한다.

식도 이완불능증은 초기에는 내시경, 식도조영술 등의 검사에서 특별히 이상한 소견을 보이지 않아 역류성 식도염으로 간주되기 쉽다. 이때 오랫동안 약을 복용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증상이 악화되고 환자의 고통을 커지기 십상이다.

식도 이완불능증은 약물로는 치료 효과를 볼 수 없으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내시경 식도 근절개술 방법이 새로운 치료법으로 개발돼 각광받고 있다.

기존의 수술 방법인 복강경 식도 근절개술에 비해 합병증 발생은 적고 풍선확장술에 비해 효과가 우수해 전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김경오 교수는 “내시경 식도 근절개술이 국내에서는 신의료 기술로 인정을 받지 못해 극히 일부 병원에서만 제한적으로 시행되어 왔다”며 “최근 신의료 기술로 인정을 받아 추후 식도 이완불능증의 치료로 널리 사용될 수 있을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 식도 운동질환, 발견 못한 질병 많아

식도 운동질환 중 하나인 과수축성 식도질환은 심혈관 질환과 유사해 주의가 필요하다.

과수축성 식도질환은 ▲쥐어짜는 듯한 가슴통증 ▲음식을 삼킬 때 통증 ▲삼킴곤란 등을 유발한다.

이 같은 증상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과 유사해 심혈관 조영술 등의 검사나 관련 약물을 복용하면서 병을 키우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과수축성 식도질환도 다른 식도 운동질환과 같이 내시경 검사에서 특별한 소견을 보이지않아 진단이 어렵다. 역시 고해상도 식도 내압검사를 통해서 진단이 가능하다.

치료법은 최근 개발된 내시경 식도 근절개술이 시도되고 있는데 기존의 치료법에 비해 효과가 매우 우수하다. 과거에는 약물치료, 보톡스 주사, 내시경 풍선확장술 등 여러가지 방법이 시도됐으나 치료효과가 낮아 적절한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었다.

김경오 교수는 “그동안 식도 이완불능증이나 과수축성 식도질환과 같은 식도 운동질환은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왔다”며 “그러나 역류성 식도질환이나 협심증 등으로 오인돼 그동안 진단되지 못한 식도 운동질환들이 상당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제 알려진 것보다는 유병률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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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

· 학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고려대학교 의학 대학원 석사 및 박사

· 경력
2002년 3월 ~ 2004년 2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전임의
2004년 3월 ~ 207년 3월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전임강사
2007년 3월 ~ 2012년 12월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조교수
2013년 ~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부교수

· 자격취득
내과 전문의
소화기내과 전문의
소화기내시경 전문의

출처 : 가천대길병원 전문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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