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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름그린 & 드라그셋의 공간작업을 조명하는 아시아 최대의 전시

엘름그린 & 드라그셋(Elmgreen & Dragset)은 북유럽 출신의 세계적인 아티스트 듀오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두 사람의 30년 협업을 기념해 그들의 공간 작업을 한자리에서 조명한다. 무엇보다 실제 크기에 버금가는 대형 수영장, 집, 레스토랑이 전시장 내에 들어서는 등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와 형태의 설치 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엘름그린 & 드라그셋 <Spaces> 포스터

Shadow House, 2024, mixed media, Courtesy of the artists

덴마크 출신의 마이클 엘름그린(Michael Elmgreen)과 노르웨이 출신의 잉가 드라그셋(Ingar Dragset)은 1995년부터 아티스트 듀오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화이트 큐브 공간을 거침없이 해체하는 초기 퍼포먼스와 조각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건축적 요소를 작업에 도입하며 점차 영역을 확장한 두 사람은 사막 한복판에 프라다 매장을 세운 영구 설치 작업 '프라다 마파(Prada Marfa, 2005)'와 전시장을 공항, 기차역, 병동 등으로 전환한 작업을 통해 공간에 대한 독창적 시각을 제시해 왔다.

The Cloud, 2024, mixed media, Courtesy of the artists

The Conversation, 2024, silicone figure, clothing, iPhone, 130 X 100 X 60cm, Courtesy of the artists

이번 전시에서는 수영장, 집, 레스토랑, 주방, 작가 아틀리에 등 총 5곳의 대규모 공간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각 공간은 소셜미디어에서 불특정 다수의 이미지를 스크롤 하듯 불연속적으로 펼쳐진다. 일상생활이 디지털과 물리 영역 사이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 탐구하는 것과 같다. 관람객은 공간 곳곳을 돌아다니며 숨겨진 단서를 찾고 조합하여 작가들이 시작한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다.

The Amorepacific Pool, 2024, lights, stainless steel, tiles, paint, Courtesy of the artists

The Cloud, 2024, Courtesy of the artists

첫 번째 전시실에서 거실, 주방, 침실, 화장실 등을 갖춘 실제 생활공간같은 집을 살펴보며 가상의 거주자에 대한 단서를 찾아볼 수 있다. 두 번째 전시실에서는 대형 수영장을 만나게 된다. 물이 빠진 수영장은 작가의 작업에서 반복되는 모티프로 오늘날 공공장소의 쇠퇴와 공동체의 상실을 암시한다. 레스토랑과 다름없는 설치 작품인 '더 클라우드(The Cloud)'도 만나볼 수 있다. 여기서 관람객은 홀에 앉아 영상 통화 중인 사람 형상의 작품처럼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마주하게 된다. 다른 전시실에서는 실험실 같은 주방, 작품 제작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아틀리에 공간이 이어진다.

The Screen, 2021, bronze lacquer, light-box display, 225 X 145 X 40cm, Collection of Amorepacific Museum of Art

Watching, 2024, bronze, lacquer, 290 X 105 X 85cm, Courtesy of Pace Gallery

Separated, 2021, mirrors, porcelain sinks, taps, stainlesss steal tubin, 178 X 150 X 150cm, Courtesy of the artists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일상적인 세계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으로 익숙한 대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또한 두 작가는 창조한 공간에 들어선 모든 관객들이 다양한 이야기 요소들을 발견하고 스스로 새로운 의미를 찾아 나아가는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

Untitled (the kitchen), 2024, mixed media, Courtesy of the arti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