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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적뒤적' 꿈속 행동이 현실로... 렘수면행동장애, 알고 계신가요?
렘수면행동장애는 브레이크 패드가 고장 난 듯 근육 운동이 억제되지 않은 채 꿈 속 행동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증상이 심한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는 꿈의 내용이 행동화돼 소리를 지른다든가 팔, 다리를 휘둘러 본인이나 옆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수면 전반기 비렘수면 기간에 꿈과 상관없는 단순 행동을 하는 몽유병(수면보행증)과는 차이가 있다.

현재까지 정확한 발병 기전에 대해 밝혀진 것은 없지만, 뇌신경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능을 제대로 못 하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뇌질환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 초기 단계에 렘수면행동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국내 보고된 유병률은 2.01%로, 최근에는 50~80세 한국인 10명 중 1명(15.9%)이 렘수면행동장애 전 단계(렘수면 무긴장 소실이나 꿈-행동화 중 하나가 나타나는 경우)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렘수면행동장애는 1차적으로 병력 청취를 진행한 뒤 필요하면 수면다원화검사로 수면 중 뇌파, 근육 상태, 호흡 상태 등을 종합 평가해 확인한다.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는 수면다원화검사에서 렘수면 시 근 긴장도 증가, 비정상적인 렘수면 이상행동이 관찰된다.
아직 렘수면행동장애를 근본적으로 없앨 수 있는 완치 치료제는 없다. 증상 경과에 따라 약물의 종류나 용량을 조절하는 유지치료가 주를 이룬다.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의심 증상이 있다면 치료를 빠르게 시작해야 한다.
특히, 렘수면행동장애를 겪게 되면 일반인들과 비교했을 때 수면의 질이 낮고 우울감이 심할 수 있다. 본인뿐만 아니라 동침하는 주변인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호경 교수
전문진료분야: 공황장애, 기분장애(양극성장애), 불안장애, 수면장애
담당클리닉: 뇌심부자극술 클리닉, 수면무호흡증 클리닉, 수면장애 클리닉
관련센터: 수면장애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