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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 저자. 송길영 -
책소개
한 철의 기상을 알려주는 일기예보가 아닌, 삶을 대비하기 위한 더 큰 호흡의 '시대예보'가 시작된다!
수많은 사람의 기록이 축적된 빅데이터에서 인간의 마음을 읽고 해석하는 마인드 마이너(Mind Miner) 송길영은 사회의 변화를 누구보다 빠르게 읽어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수십 년 전의 과거부터 산업화의 격변과 도시화의 확장을 경험한 지금까지의 관찰을 통해, 현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의 흐름과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지금껏 사회를 유지해 오던 시스템이 바뀌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존재인 '핵개인'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엄청난 속도로 새 규칙을 만드는 핵개인은 누구이며, 이들의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는 학벌 인플레이션, 돌봄 과도기, 투명 사회, 계급, 효도의 종말, 이연된 보상 등 지금 시대를 살펴본다. 동시에 한국인보다 서울러, 5분 존경 사회, 글로벌 계급장, AI 동료, 권위자와의 직거래, 마이크로 커뮤니티, 미정산 세대 등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핵개인 시대를 예보한다.
기후 변화가 1천 년의 기상 메커니즘을 벗어나는 일이 점점 더 잦아지고 있다. 매일 뉴스에서 빠지지 않는 일기예보가 무색할 정도로 급변하며 하루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그것이 맞지 않더라도 준비와 대비를 위해 귀를 기울인다.
비유하자면 이는 단순히 비를 피하기 위한 정도의 준비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생업과 생명이 달려 있을 만큼 중요한 일이다. 이제 옷차림을 위해 한 철의 기상을 알려주는 일기예보가 아닌, 내 삶을 대비하기 위한 더 큰 호흡의 '시대예보'가 시작된다.
책 속으로
「제1장 'K는 대한민국이 아니다'」 중에서
서양의 개인주의가 인간다움, 인본주의의 연장선에서 발현되었다면, 한국의 개인주의는 권위주의의 반대 역학으로 돌출되었습니다. 1995년의 한 신문 기사를 보면 '개인주의 팽배로 사회 붕괴 우려'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그 기사에 따르면 당시 개인주의자는 악당의 다른 표현이었습니다. 20여 년이 지나 우리는 이제 건강한 개인주의가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논의를 자연스럽게 나누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게 결국 역학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더 선진화된 것이 아니라 개인이 힘을 더 갖게 된 것뿐입니다. 집단으로 작동하던 생산 모둠의 집합 시스템이 개인 중심의 플랫폼 사회로 바뀌면서 기성세대가 생각을 수정하기도 전에 갑자기 힘의 흐름이 바뀐 것입니다.
「제2장 '코파일럿은 퇴근하지 않는다'」 중에서
조직에서는 중간관리자가 사라집니다. 이미 선도 IT 서비스 기업에서는 전업 관리자를 없애는 분위기입니다. 개발팀에서는 팀장도 코딩을 합니다. 업무의 진척도와 일정 같은 것들은 협업 툴이 모두 관리하기 때문에 전업으로 관리를 맡는다고 하면 팀원들로부터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냐고 질책을 받을 것입니다.
"차장님은 업무가 뭐예요?"
"내 업무는 일정 관리와 부서 간 업무 조율이지."
이제 개인은 직접 배워서 AI의 도움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직은 프로세스를 정규화시킨 뒤에는 자동화시킵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자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본인을 관리자라고 정의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일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3장 '채용이 아니라 영입'」 중에서
IMF 사태와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순식간에 추락하는 삶을 목격한 보통 사람들은 외부 충격에도 쉽사리 부도나지 않을 것 같은 대기업 취직에 매달렸습니다. 치열한 토너먼트를 뚫고 대기업 명함을 받는 순간 고액 연봉으로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훈장 같은 사원증을 목에 건 채 평생 보호구역에서 살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순식간에 방향을 틀었습니다. 수능이 마지막 시험도, 대기업 입사가 마지막 관문도 아닌 세상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제4장 '효도의 종말, 나이듦의 미래'」 중에서
자립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 사람에 대한 일방적 지원은 부양자의 삶을 힘들게 합니다. 계속된 지원을 받아도 그것을 당연시하는 부모는 자녀의 무력감을 양산합니다. 이 무력감에 대한 공포는 드라마 <더 글로리> 속 문동은의 어머니로 형상화되고, 이에 대한 사회적 반향은 부양의무를 저버린 부모는 상속을 받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민법 제1004조 개정안(상속권 상실 제도)'으로 구체화됩니다. 상호부조의 미풍양속은 어려울 때 서로를 돌보는 소중한 생존법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제 규모가 커지고 각자 자립하는 시스템으로 진화해야 할 단계에서도 여전히 사적 보조에 의해 각자의 미래를 돌보는 시스템은 또 다른 문제를 만듭니다.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도록 묶는 '연좌의 빚'을 남깁니다.
「제5장 '핵개인의 출현'」 중에서
한 분야 전문가가 갖는 권위는 어느 분야든 예전만큼 강하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권위의 정점인 메이저리그로 가고자 달렸다면, 이제는 자기 마당에 차린 아틀리에에서 장인으로 살기를 꿈꾸는 것 같습니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파는 것이 인간이다》라는 책에서 모든 인간은 '자기 세일즈를 해야 한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팔아야 할까요? 가장 경쟁력 있는 상품은 '서사'입니다. 각자의 서사는 권위의 증거이자 원료입니다. 성장과 좌절이 진실하게 누적된 나의 기록은 유일무이한 나만의 서사입니다. 나무의 나이테가 그러하듯 서사는 결코 급조될 수 없습니다. 오직 시간과 진정성으로 만들어집니다.